지난밤의 소주 + 맥주 + 양주의 숙취로 머리가 호두알처럼 따로노는 아침.
오늘의 중요 일정이자 사이판 여행의 결정체라고 할 수 있는 마나가하섬 투어가 있는 날이다.
누군가 그랬던가
마나가하섬을 다른 말로 가나마나섬; 이라고 한다고;
사이판에 와서 마나가하를 안가면 사이판 가나마나; 라나 어쨌다나;;
믿거나 말거나 이지만
기대감을 가지기에 충분했다.
부랴부랴
미리 가지고 온 스노클링 수경과 물빨대를 챙기고 나선길
머리가 어질어질 하여
혹 이러다.. 물고기들에게 소세지 대신
어제 먹은 안주들을 주는 것은 아닌가 걱정을 하며
미리 가이드 아저씨가 찜해놓은 곳에 가서 오리발과 구명조끼를 빌렸다.
이럴줄 알았으면 오리발도 가지고 올걸.. 이라고 잠깐 생각했으나
곧. 트렁크의 거대함을 생각하고, 그냥 빌리는게 나았어. 라고 급 마음 먹었다;;;
둥둥둥 배를 타고 마나가하로 가는 길.
가는 길에 본 섬 풍경과 아래의 물빛깔은 지금도 기억이 생생하다.
바닥이 어찌 그리 잘 보이던지.
꽤나 깊은 물일텐데도 반짝 반짝 빛나는 수면아래 훤히 보이던 물속.
도착하여 간단한 교육을 받고,
소세지 캔을 따고, 입수!!!!!
예전 우도에 갔을때 잠깐 해본 가닥이 있어
그리 어렵지 않게 할 수 있을것이라고 자신만만하게 생각했으나..
왠걸...!!!!
물빨대에 꼴랑꼴랑 물이 들어차도록 몰아치는 높은 파도와
마치 폐허도시를 보는 듯한 해삼지대를 보고 이 작은 구명조끼로는 나를 지탱할 수 없어!!!!
라고 마음속으로 마구 소리치며 물을 꼴딱 꼴딱 먹어버렸다;;
바닷물은.. 코에 들어오면 어찌나 따갑던지..ㅡㅜ
게다가;
쉬고 싶으면 몸을 뒤집;으라는데 (내가 무슨 거북이냐고!)
아래 산호가 면도날처럼 날카롭다는 둥 하는 설명을 해놓고,
이렇게 작은 구명조끼를 줘놓고는
몸을 뒤집으라고 하니.. 도저히 불안해서 몸을 뒤집을 수가 없었다.
그래도 침착하게 잘 하고 있다가
물이 들어오길래 나도 모르게 호흡을 놓쳐서
코로도 물이 들어오고 입안도 침수되고
숨이 컥 막히면서 버둥버둥;;
그리 낮지도 않은 바다에서 이리 죽는구나 싶었다;;
정.말.로.
그래도 인간이 독해놔서
이거 안하면 안대; 하고 다시 들어가려다가
아무래도 자꾸 물이 차는것이 물빨대 위치가 잘못됬나 싶어
가이드 아저씨에게 물빨대좀 봐주세요 하니
이 친절한 가이드 아저씨가
해삼지대 말고 산호지대로 나를 가이드; 해 주었다;
가이드 아저씨 브라보~~>.<
누가 옆에 있고 없고가 이리 차이가 난다니
아까는 죽어도 못뒤집겠더니 누가 옆에 있다는 생각이 드니
홀랑~ 잘도 뒤집어 지더라;;
유유히 잘난척 하면서 스노클링을 하고
중간에 가이드 아저씨가 수중카메라로 사진도 찍어주고
(장장 칠천원짜리; 가격대 성능비 최고! 이녀석의 성능은 제주에서 이미 확인했다)
급기야 나는 밖으로 나온뒤 다른 사람들에게 자랑을 늘어놓으며 산호지대는 저쪽이야~ 니모 못봤어? 응응? 이러면서 잘난척까지 했다;;
뭐.
여차저차 보람차게 스노클링을 하고 돌아오는 길
배 위에서 바람 분다고 타올 가지고 슈퍼맨 놀이 하고 놀았다.
(후에 사진 나온거 보고 내가 왜 저랬을까 하고 완전 후회;;)
지금 생각하면
그 다음 선택일정이었던 스쿠버 다이빙을 할걸..
산소통 메고 가면. 적어도 숨 찰일은 없을 거 아녀;; 고기도 더 많이 봤을텐데. 라고 후회가 된다.
다음에 또 가면 되지! 라고 생각하지만. 못내 아쉬움이 남는다.
그리고 이후 일정은 수영장과 마사지.
가이드 아저씨와 연계되어 있는 듯한 중국인 경영 마사지는
아로마 + 경락 + 스포츠 가 짬뽕되어 있는 형식인데
어느 하나 시원하지가 않았다;;
처음 해보는 마사지라 기대했건만;;
게다가. 나를 마사지 해주는 언니는
내 뒷통수에 대고 어찌나 거친 숨을 몰아쉬던지;;
내 몸이 주무르기;가 힘들긴 힘들었나보다..
anyway
사이판 가나마나는 아니었으니..다행이었던 하루.
사진보기
마나가하섬 풍경. 맨 아래 사진은 개인적으로 베스트샷.
물 빛깔이 너무너무 예술이다.
섬을 가로지르는데 오분 정도밖에 안걸리는 작은 섬이지만
물반 고기반이라는 말이 딱 맞다.
작품 제목 : 푸른 타올을 두른 자화상;
어디서나 셀카 놀이;
허접하게 디카로 다시 찍은 필름 카메라 사진.
더 예쁜 물고기가 많았는데..
다음에는 꼭! 스쿠버 다이빙을 해야겠다.
그래도 뭔가 몽환적인 분위기도 나고.
좋다!!!
스노클링 TIP
대여점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물빨대와 수경, 오리발과 구명조끼를 빌리는데 대략 30$ 정도가 든다.
끝;
한국에서는 볼수 없는 물빛깔
물비린내와 파도가 없는 해변
형형색색의 물고기들이 손을 쪼으던 느낌
풀장안에 비치던 햇살
물 안에서 자유로울 수 있다는 깨달음
드러낸 몸을 태워주던 태양
조용히 지는 초록의 석양
차가운 에어컨 공기
창밖으로 보이던 야자수를 흔들던 바람
생소한 이국의 언어와 과일들
거짓말처럼 내렸다 그치던 스콜의 시원함
해변에서 마시던 코로나의 레몬향
햇볕에 마른 타올의 바삭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