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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주와 준벅을 마시고,
무리해서 많이 달라고 한 오징어를 질겅질겅 씹으면서
과장된 손짓을 섞어가며.
사랑.에 대해 얘기했다.
사람이 사람을 사랑하는 것에 대해 얘기하고,
사람이 사람을 사랑하는데 필요한 뭔가에 대해
그리고 과거와 현재, 미래에 대해 얘기를 나눴다. 연예인이 나오는 꿈, 어르신들이 나오는 꿈,
이가 빠지거나 익숙한 장소가 나오는 꿈들에 관해 얘기를 나눴다.
바에서 일하는 언니의 착하게 생긴 얼굴과
또 다른 언니의 보일락 말락하는 가슴에 대해 얘기하고,
전걍 동네의 우스운 성인업소(..?) 간판에 대해 얘기했다.
블로그의 덧글에 대해 얘기하고,
준벅의 맛에 대해 얘기하고, 또.. 무슨 얘기를 했더라..
그냥 뭔가 기록하고 싶은 날이다.
무슨 얘기를 했는지 빼놓지 않고 모두 적어두고 기억하고 싶은 날인 것 같다.
집에 돌아와 옷을 갈아입고, TV를 켜니
섹스 앤 시티의 마지막 시즌의 마지막회 속에서
오늘 밤만은 손을 놓지 말자고 말해놓고, 손을 놓아버린 페트로브스키를 보며
캐리가 외로워하고 있다.
사랑에 관해 칼럼을 쓰고, 정의를 늘어놓던 캐리는
페트로브스키를 두고 박물관을 뛰쳐나가
수십겹의 쉬폰드레스가 날리도록
자신을 위해 준비되었던 파티로 가려고 택시를 잡고 있다.
파티는 끝났고,
캐리의 쉬폰드레스는 차분하게 페트로브스키에게 이별을 고한다.
격하지만. 차분하게.
그리고 캐리는. 과거로 돌아갔다.
사만다는 세상의 단 하나의 중요한 사람과 키스를 나누고
샬롯의 아기는 중국에서 6개월 후에 도착한다고 하고,
미란다는 스티브의 치매 걸린 어머니까지 사랑할 수 있게됬다.
love?
that's just fabulous.
섹스앤시티의 마지막 나레이션.
그랬다.
얘기를 나누고, 섹스앤시티가 끝났고,
샤워를 막 끝냈고, 새로산 줄무늬 잠옷을 입었으니
이제 자야겠다.
후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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